‘신중한 수용자’ 45.7%로 첫 최대층…개인정보 유출 우려 58.2%
[KtN 박채빈기자]냉장고와 세탁기, TV까지 집 안 가전마다 인공지능 기능이 붙고 있다. 식재료 보관 상태를 알아서 관리하고, 세탁물 오염도를 감지해 코스를 조정하고, 이용 시간대에 맞춰 작동 패턴을 바꾸는 식이다. 가전업계는 이미 AI를 새 제품의 기본 조건처럼 다루고 있다. 제품 발표에서도 절전이나 성능보다 자동 추천, 맞춤 제어, 원격 관리 같은 기능이 앞에 선다. 그런데 시장 분위기는 업계 기대만큼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편리하겠다는 기대는 높지만, 그만큼 불안도 커졌다. 새 기술을 반기는 반응보다 한번 더 따져보겠다는 태도가 더 넓게 퍼지고 있다.
올해 소비자 조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숫자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커졌다는 점이다. AI 가전에 기대를 보인 응답은 82.0%였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 다수가 AI 가전이 일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AI 가전에 기대하는 점으로는 일상이 더 여유로워질 것이라는 응답이 48.4%로 가장 높았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43.9%, 생활 패턴과 습관에 맞춰 작동할 것이라는 응답은 37.9%였다. 집안일을 줄이고, 손이 덜 가고, 생활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기계를 원한다는 뜻은 분명하다. 소비자는 AI 가전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기대와 함께 우려도 더 가파르게 커졌다는 데 있다. AI 가전에 우려를 보인 응답은 52.2%였다. 기대가 크다고 해서 곧바로 구매나 신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AI 가전이 내 생활을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기대와, 내 생활 정보를 더 많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불안이 동시에 커진 셈이다. 올해 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도 여기서 나왔다. AI 가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긍정 수용자’보다 기대와 우려를 함께 크게 느끼는 ‘신중한 수용자’가 더 많아졌다. 신중한 수용자는 45.7%, 긍정 수용자는 36.3%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시장의 중심이 분명하게 이동했다. 이제 기업이 상대해야 하는 소비자는 새 기술을 마냥 반기는 사람이 아니라, 쓸 만한지와 함께 안전한지까지 묻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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