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10주 1위부터 홍콩과 베트남 동시 석권까지, OST가 연 한류의 새로운 경제학

빌보드 1위 ‘골든’의 주인공 '케데헌' OST 작곡  이재, 음악으로 광복 80년을 노래하다  사진=2025 08.14  이재 SN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빌보드 1위 ‘골든’의 주인공 '케데헌' OST 작곡  이재, 음악으로 광복 80년을 노래하다  사진=2025 08.14  이재 SN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전성진기자] 2025년 여름, 아시아 주요 음악 시장에서 이변이 관찰됐다. 싱가포르 스트리밍 차트 최상단에 오른 주인공은 글로벌 보이그룹의 신곡도 아니었고, 월드투어를 도는 걸그룹의 타이틀곡도 아니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였다. 해당 OST는 무려 10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음악 소비 구조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홍콩에서는 KKBOX 차트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와 가상 밴드 HUNTR/X의 곡으로 채워졌고, 베트남의 Zing MP3와 NCT 차트에서는 Golden과 Soda Pop이 장기간 상위권을 점유했다. 레거시 그룹 빅뱅과 태양, 블랙핑크의 곡도 여전히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데이터는 IP 기반의 OST가 단일 음원을 넘어선 산업적 파급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OST의 반란

OST는 오랫동안 드라마와 영화 흥행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례는 OST가 중심 무대로 올라섰음을 증명했다. 싱가포르에서 10주 연속 1위를 차지한 OST는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었다. 서사와 캐릭터의 감정이 곡 안에 녹아들면서 반복 청취를 유도했다. 곡을 듣는 순간 장면과 캐릭터의 표정이 함께 떠오르며 재생 동기가 강화되었다.

홍콩의 KKBOX 차트는 이러한 구조를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HUNTR/X의 곡들이 현실의 차트를 점령한 현상은 캐릭터, 패션, 안무가 결합한 복합 소비의 결과였다. 음악은 영상과 굿즈, 패션을 묶는 구심점으로 이동했고, OST는 그 중심에 자리했다.

플랫폼별 확산 구조

베트남 시장은 팬덤 중심 플랫폼과 대중 중심 플랫폼의 병존을 보여주었다. 팬덤이 집중하는 NCT 차트에서는 신곡이 빠르게 오르고 내리지만, 대중이 주도하는 Zing MP3 차트에서는 한 번 진입한 곡이 장기 상위권을 유지했다. Golden과 Soda Pop은 두 플랫폼 모두에서 장기간 강세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OST는 초기 팬덤 드라이브와 대중 반복 소비라는 두 가지 엔진을 동시에 확보했다.

홍콩 역시 OST와 가상 밴드가 상위권을 점령했지만, 블랙핑크 JUMP와 슈퍼주니어 20주년 앨범 같은 레거시 아티스트의 성과도 이어졌다. 신작 OST와 레거시 콘텐츠의 공존은 한류 음악 시장의 안정성과 장기 지속성을 담보하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

GoldenHUNTR/X. 사진=빌보드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GoldenHUNTR/X. 사진=빌보드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소셜미디어와 확산 메커니즘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숏폼 플랫폼에서 챌린지와 팬아트로 빠르게 확산됐다. 사용자 제작 영상과 팬아트는 OST를 패션과 메이크업 코드로 확장시켰고, 콘텐츠 소비는 음악에 국한되지 않았다. 숏폼과 UGC는 OST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도구로 작동했고, IP 전체를 증폭시키는 가속 장치가 되었다. OST는 단순히 사운드트랙을 넘어서 사회적 놀이와 소비 문화를 촉발하는 매개체로 기능했다.

시장 구조 변화

OST 중심 소비가 강화되면서 제작과 배급 전략도 바뀌었다. 최근 제작사는 OST 발매와 영상 공개를 동시 기획하고 있다. OST, 드라마, 굿즈, 팝업 이벤트가 하나의 패키지로 설계되고, 수익은 교차 채널에서 발생한다. 소비자는 음악을 듣는 동시에 관련 이벤트에 참여하고, IP 기반 상품을 구매한다.

구독료 인상과 OTT 경쟁 심화 환경에서 IP 번들은 체감 가치를 높인다. 싱글 히트곡 한 편으로는 장기 구독 유지가 어렵다. OST와 드라마, 공연, 이벤트를 하나로 묶을 때 소비자는 결제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플랫폼은 유지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

국가별 성숙도에 따른 차별화 전략도 요구된다. 싱가포르는 다장르 고품질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성숙 시장이다. 홍콩은 트렌드 민감성과 레거시 선호가 공존하는 복합 시장이고, 베트남은 팬덤과 대중을 동시에 겨냥한 투트랙 전략이 필수적이다.

산업적 파급

OST 흥행은 음악을 넘어 공연과 관광, 리테일 산업까지 연결된다. OST가 장기 차트를 지배하면 IP 기반 공연 수요가 늘어나고, 공연은 숙박과 교통, 소매 매출을 끌어올린다. 케이팝 공연 전후로 열리는 팝업 스토어와 한정판 굿즈, 현지 셰프와 협업한 K-메뉴는 도시 참여도를 높인다. OST는 캐릭터와 패션을 결합하며 의류와 굿즈 판매를 늘리고,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트렌드로까지 확산된다. 결과적으로 OST는 도시와 산업의 매출 구조를 변화시키는 구심점이 된다.

전통문화+케이팝 팬덤… ‘케데헌 응원봉’ 글로벌 소장템 등극 사진=2025 09.19  넷플릭스  /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통문화+케이팝 팬덤… ‘케데헌 응원봉’ 글로벌 소장템 등극 사진=2025 09.19  넷플릭스  / 편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리포트

OST는 2025년 한류 산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싱가포르 10주 연속 1위, 홍콩과 베트남의 동시 석권, 레거시와 신작의 공존은 OST가 산업 구조를 움직이는 중심임을 보여준다. OST는 음악 그 자체가 아니라 IP의 일부이며, IP는 플랫폼과 도시, 산업을 연결하는 구동축으로 작동한다.

제작사와 레이블은 OST, 드라마, 공연, 굿즈, 도시 이벤트를 하나의 설계 안에서 기획해야 한다. 국가별 성숙도와 플랫폼 구조에 맞는 차별화 전략도 요구된다. 프랑스어권은 현지 언어 협업이 필요하고, 베트남은 팬덤과 대중을 잇는 투트랙 설계가 필요하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고품질 다장르 포트폴리오가 적합하다.

OST가 장르를 삼켰다는 평가는 수치가 증명한다. 음악은 서사와 캐릭터를 기반으로 소비되고, 플랫폼은 이를 증폭해 산업 전체로 확장한다. OST 중심의 IP 전략은 공연, 관광, 리테일, 도시 브랜딩까지 연결된다. 한류의 다음 성장 공식은 IP와 OST가 결합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